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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적 페미니즘과 미투운동
    최고관리자 / 2018-05-28 11:00:56


  • 오늘날 미투운동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한국에서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어느 나라보다도 강력하게 미투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북리뷰전문지 LA Review of Books 는 캘리포니아대학 사라 바네트-바이저 교수의 새 책 ‘Empowered: Popular Feminism and Popular Mysogyny’를 소개하고 그녀의 글을 게재했다

    그 글 대중적 페미니즘과 미투운동 Popular Feminism: #MeToo”를 소개한다.

    - 번역 유숙열

     

    대중적 페미니즘과 미투운동 Popular feminism: #MeToo

     

    2018년의 가장 믿기 어렵게 놀라운 현상은 페미니즘이 인기있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돌아보는 어느 곳에든 페미니즘의 표현이 눈에 띈다.

    티셔츠에나, 영화에서나, 대중가요의 가사에서나, 인스타그램 게시글이나, 정치인의 취임연설에서나, 어디에서든 페미니즘을 발견할 수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열정적인 골든글로브 수상연설에서 미국흑인들의 민권운동역사를 미국흑인여성역사로 바꿔놓았다

    그 수상소감을 들으며 나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마침내 페미니즘이 폭넓은 대중에게 지지받고 있다고 느꼈다.

     

    페미니즘의 대중적 인기가 짜릿하고 신나는 일이긴 하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순수하게 기쁜 것만은 아니다

    대중적 페미니즘의 확산이 페미니즘에 대한 사적 대화와 공론화를 촉진시키는 것은 틀림없고 

    그것은 곧 더 넓은 차원에서 성차별주의를 흔들어놓는 효과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201710월 하베이 와인슈타인에 대한 다수의 성추행고발이 터졌을 때 그것은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곧 수백 건의 다른 여성들의 폭로와 고발로 이어지는 미투운동으로 폭발했다.

     

    그러나 “me too” 라는 귀절을 맨처음 성희롱 피해자가 다른 성희롱 피해자와 연대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한 것은 

    2006년 흑인 여성활동가 타라나 버크였다

    자신 스스로 성폭력 피해자이며 생존자이기도 한 그녀는 실질적인 미투운동의 창시자이지만 

    대부분 백인여성들인 유명연예인들에 가려져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타임지는 성희롱을 고발한 여성들을 침묵을 깬 사람들(Silence Breakers)’이라는 타이틀로 부르며 201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운동의 창시자인 버크는 표지인물이 아니라 그 안쪽 페이지에서 조그맣게 다뤄졌다.

     

    주류미디어는 새롭고도 중요한 움직인인 미투운동을 대대적으로 주요하게 다뤘다

    그러나 보도는 종종 유명인이 고발당했을 때나 그를 고발하는 여성들에 한정되었다

    미투운동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의 상승은 이들 성희롱이나 성폭력이 얼마나 흔히 널리 퍼져있는지를 알리는데 도움은 되지만 

    그 포커스는 유명인이나 연예인에 한정돼 선정적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나는 이 말을 현행 미투운동을 어떤 식으로든 비난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2000년대의 미투운동이 페미니스트들 간의 계급과 인종, 섹슈얼리티를 초월해 벌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페미니스트공동체를 형성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미투운동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쉽게 퍼져나간 반면 상업화와 단순화의 위험도 있다

    대중적 페미니즘은 보다 큰 주목(attention)’ 경제의 일부로 이미지나 좋아요, 클릭, 팔로워, 리트윗 등이 성공의 핵심 요소들이다

    대중적 페미니즘은 가장 인기있는 것이 가장 많이 보여지고 따라서 권위를 부여받는 피드백회로에 갇혀있다

    보여지는 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보여진다는 것이 변화를 약속하지는 않는다

    보여진다는 것은 사회변화를 위한 도구이지 그 목적이 아니다.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력은 모든 산업 모든 부문에서 다 일어난다

    특히 어쩌면 더 중요하게 미디어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는 그런 부문에서도 일어난다

    뉴욕타임즈가 디트로이트의 공장노동자들에게 일어난 성희롱사건을 보도했을 때 

    것은 여타의 유명연예인이 연루된 사건과 견주어 볼 때 속도와 분량에 있어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성희롱, 성폭력사건은 그 일터의 위계질서 속에서 여성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최근 연예계와 미디어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시작한 타임스업(Time’s Up initiative)’ 운동은 가사도우미, 농장, 공장노동자 같은 직군을 성희롱과 성폭력의 온상으로 지목하였다

    그 목적은 우리의 주목을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연예인들로부터 벗어나 스포트라이트 밖에서 피해자가 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미투운동에 대한 보수적인 반격이 예상했던대로 미국이나 다른 나라를 막론하고 매우 드세게 불고 있다

    주류언론에 유명 남성이나 여성들이 미투운동을 청교도적이라느니 심지어 마녀사냥이라느니 하면서 공격하고 있다

    유명인에 기대어 미투운동을 더 많이 알리고 확산시키는 것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보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 노출의 틀 밖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변화는 아들, 딸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 시간같은 일상적인 차원에서, 동료와 친구들 사이의 사소한 대화로 일어난다

    이런 순간들은 주류언론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런 순간들이 모여서 사회변화를 위해 필요한 페미니스트 공동체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간단하다. 우리가 어떻게 그런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는가? 어떻게 그것들을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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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덧글(5)

  • hjh1984 [2018-05-30]
  • 역사와 젠더(gender)를 공부하는 학도의 입장에서 볼 때, ‘미 투(Me Too) 운동’을 통해 그동안 남성들이 남몰래 저지른 크고 작은 성폭행이 세상에 알려진 것 자체는 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미 투 운동’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성폭행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 운동이 ‘절름발이 페미니즘’의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쓴이를 비롯한 대다수 페미니스트들은 성폭행이 발생하는 원인을 흔히 ‘가부장제’라 불리는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에서 찾습니다. 글쓴이는 ‘미 투 운동’에 반발하는 이들을 ‘보수적’이라 평가했는데, ‘미 투 운동’을 통해 폭로된 크고 작은 성폭행이 과연 정통 보수주의자의 입장이라면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바꿔 말하면, 글쓴이를 비롯한 대다수 페미니스트들의 생각처럼 과연 전통 사회는 크고 작은 성폭행을 인정 또는 묵인하며 여성의 정조(貞操)를 짓밟는 사회였을까요?
  • hjh1984 [2018-05-30]
  • 글쓴이의 주장이 타당한지 따져보기 위해서는, 전통 사회가 성폭행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냉정히 살펴봐야 합니다. ‘절름발이 페미니즘’의 가장 심각한 오류는, 전통 사회에서 여성의 정조를 보호하는 것은 여성과 같은 집단에 속한 남성의 중요한 책임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는 것입니다. 2017년 12월 6일 이곳 게시판에 게재된 글 「‘페미니즘’이 미리엄-웹스터 사전의 올해의 단어로」의 하단에 남긴 댓글에서 지적했듯이,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를 지탱하는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유교 등 전통적인 고등 종교는 여성의 정조를 무엇보다 중시했습니다. ‘정숙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는 ‘강인한 남성’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를 지탱하는 기둥이었고, 따라서 혈족 등 특정 집단의 모든 구성원은 같은 집단에 속한 여성의 정조를 목숨 걸고 지켜내야 했습니다.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가 요구한 전통적인 성(性)윤리로 무장한 남성이라면, 정숙한 여성의 정조를 해코지해서는 안 됨은 물론, 이런 행위를 묵인해서도 안 됐지요. 수많은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대표적인 가부장적 사회로 손꼽히는 고대 로마 사회나 조선 사회에서 정숙한 여성의 정조를 짓밟는 성폭행이 얼마나 엄한 처벌을 받았는지, 그리고 이런 행위를 저지른 남성이 얼마나 지독한 경멸과 비난에 시달렸는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미 투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인 성폭행의 근절은 정통 보수주의자의 입장에서 조금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 hjh1984 [2018-05-30]
  • 2014년 봄호 『계간 시대정신』에 실린 「영화 〈말레피센트〉를 통해 본 한국사회 성(性)해방의 미래」에서 지적했듯이, 여성의 정조를 짓밟는 성폭행은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로부터 만들어진 전통적인 성윤리에 위배되는 방종으로 간주돼야 합니다. 육체적인 강고함이 생존과 직결됐던 전통 사회에서 남성은 같은 집단에 속한 여성보다 월등한 물리적, 물질적 힘을 거머쥘 수 있었고, 인간의 본성을 고려할 때 관습이나 윤리 등 그 어떤 사회문화 기제로도 우월한 물리적, 물질적 힘을 가진 자의 방종을 막기 어렵다는 것은 인류 역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입니다.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여성이 물질적 힘을 거머쥐게 됨에 따라 여성이 남성을 겨냥해 성폭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페미니즘이 남성에 대한 성폭행을 조장했다고 비난할 수 없듯이, 여성의 정조를 짓밟는 성폭행의 원인을 전통 사회 또는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에서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말이지요.
  • hjh1984 [2018-05-30]
  • 정통 보수주의자들이 ‘미 투 운동’을 못마땅하게 여긴다면, 그 이유는 성폭행의 가해자를 감싸기 위한 게 아닐 것입니다. 정통 보수주의자들이 ‘미 투 운동’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미 투 운동’을 사상적으로 뒷받침하는 ‘절름발이 페미니즘’이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 나아가 전통적인 남녀관계의 메커니즘에 대해 자의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통 보수주의자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이 옹호하는 기성의 사회문화 구조, 즉 남녀 각자의 자유를 엄격히 규제함과 동시에 모든 남녀 구성원에게 각자 정해진 몫을 보장한 상호적이고 쌍무적인 사회 구조가, 세상의 절반을 짓밟은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이었다는 중상(中傷)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처사일 테니까요. 나아가 정통 보수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절름발이 페미니즘’에 바탕을 둔 이런 해석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냉정하고 합리적인 접근을 지향하는 연구자라면 누구나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해석입니다.
  • hjh1984 [2018-05-30]
  • ‘미 투 운동’이 남녀 모두에게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먼저 글쓴이와 같은 이들이 맹신하는 ‘절름발이 페미니즘’의 도그마(dogma)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비뚤어진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전통 사회에서 여성이 감수해야 했던 불이익을 부풀리는 데에만 급급해서는 소모적인 남녀갈등만 야기되기 십상이기 때문이지요. 자연히 ‘미 투 운동’도 소모적인 남녀갈등 속에서 그 빛을 잃게 될 것이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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