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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회] 이프 공동대표 엄을순, 노컷뉴스에서 인터뷰
    2012-05-14 09:48:06

  • 지난 5월 7일 데일리노컷뉴스에 이프 공동대표 엄을순 대표를 백주희 기자가 인터뷰한 글이 실렸습니다. 전업주부에서 뒤늦게 배운 사진으로 이프와 인연을 맺게된 사연에서 유쾌 상쾌 통쾌한 일상 속 페미니스트가 되기까지의 삶이 솔직 담백하게 잘 정리돼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그 인터뷰기사를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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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받고 놀아봤으니까 그 아픔도 알죠"

     

    -문화미래 이프 대표 엄을순

     

     "맨날 하는 인터뷰 뻔~ 하잖아요. 인터뷰도 재미있게 하고 기사도 재미있게 써줘요. 그래야 독자들도 '페미니즘(여성주의)'이 즐겁다는 걸 알 거 아니에요?"

    엄을순 문화미래 이프 대표는 첫 만남부터 거침없는 입담으로 '선빵'을 날렸다.

    그녀는 학창시절 불필요한 시험을 거부하다가 정학을 맞아 '일진'으로 낙인 찍혔었다.

    모두가 문제아라고 치부했지만 편견을 깨고 유수한 대학까지 졸업한 그녀. 이제는 '여자니까 안 돼'라는 편견에 맞서 페미니스트가 됐다.

     

    "놀아 봤으니까 문제아의 마음도 알고, 차별 받아 봤으니까 여성운동이 왜 필요한가를 아는 것." 지난 2일 오전 서울 신당동에 위치한 문화미래 이프 사무실 겸 숙소에서 '일진' 페미니스트를 만났다.

    그녀는 21세기 페미니즘은 즐겁고 명랑한 여성운동이라고 말한다.



     
     
     
     
     
     
     
     
     


     

              ▲<이프>대표 엄을순



    엄 대표를 만나 한바탕 수다를 떨 듯, '을쑤니표 페미니즘'을 이야기했다.



    ▶주부에서 페미니스트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나는 16년간 전업주부였다. 남편과 함께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남편은 '박사'가 되고, 나는 '주부'가 됐다. 16년이 지나고 보니까 남편이나 딸들은 원하는 꿈을 이뤘는데 나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었다. 늘 남편, 아이들이 우선이었기에 내 욕망은 가슴에 한으로 쌓였다.

    뒤늦게라도 시작하자는 생각에 한국에 와서 사진을 배웠고 이프에 포토디렉터로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프에서 내 사진을 보고 여성주의적 시각이 담겨 있어 좋았단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지금까지다.



    ▶전업주부와 워킹맘의 입장을 잘 알겠다.



    =자기가 원해서 되기도 하지만, 나처럼 어쩔 수 없이 주부가 된 경우도 있다. 혹자는 워킹맘의 아이가 전업주부의 아이보다 못하다고 말하는데 그건 샘이고, 편견이다.

    주부로 살 때는 솔직히 워킹맘이 부럽고 샘도 났다. 그러면서 사회가 워킹맘에게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는 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육아 때문이라도 여성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산율이 낮다면서 '아이를 많이 낳아라'고 하기 전에, 사회가 여성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문화미래 이프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이프의 캐치프레이즈는 '여성의 욕망을 알자'는 거다. 대다수 여성이 자신의 욕망보다 남편, 아이, 사회의 기준에 맞추느라 자신의 욕망이 뭔지도 모르고 산다.

    그렇게 살다보면 삶이 공허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래서 이프의 페미니즘은 여성이 자신의 욕망에 귀를 기울이자는 거다. 우리는 페미니즘을 '싸우자'가 아니고 '즐기자'로 말한다.

    여성운동이라고 해서 피켓 들고 국회 앞에서 시위만 하는 줄 아나? 21세기 페미니즘은 남녀가 동참하고 즐기면서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축제 같은 거다.

    이프에서 그간 했던 여성운동들도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발', '여성전용파티-피도 눈물도 없는 밤', '안티성폭력페스티벌'과 같은 축제였다.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은 이프에서도 성공적인 행사다.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의 미를 정형화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다수 여성에게 박탈감을 준다.

    그것을 가족 모두가 보는 공중파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심지어 당시엔 초등학생들도 자기끼리 '진, 선, 미'를 뽑으면서 놀았다.

    이에 반기를 든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은 미인대회를 꼬집는 패러디로 성 상품화의 문제를 풍자한 축제였다. 이로 인해 2002년 미스코리아 대회가 공중파에서 사라졌고, 수영복 공개심사가 폐지됐다.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축제'가 있다면?



    =내가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이 '남성들의 밤 문화'다. 미국에는 일이 끝나면 가족과 저녁을 먹고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인데, 한국에 오니 술이나 유흥 문화가 일의 연장이란다.

    성접대가 한국에서 성행하는 것도 이 때문 아니겠는가. 남성들도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고 괴로움을 토로하는데, 그렇다면 남성도 여성도 원치 않는 밤 문화를 바꿔야하지 않을까? 예산이 문제인데, 후원만 충분하다면 이러한 축제를 벌여보고 싶다.



    ▶곱지 않은 시선도 많을 것 같다.



    =남성 중에는 우리를 지지해주는 사람도 있고 심한 욕설로 폄하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후자를 '찌질이'라고 부른다.

    한 신문에 연재하는 칼럼 중에 사회적 논란이 되는 주제에는 댓글이 300개가 달렸는데, 욕으로 도배를 했더라. 그들은 페미니즘이 어떤 목적이고 왜 필요한지에는 관심이 없다. 자신이 생물학적인 남성이라는 것만 내세워 여성을 비하할 뿐이다.

    그런 찌질이들은 자격지심이나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는 남성은 페미니즘이 가부장제로부터의 남녀 해방이라는데 공감한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버려야 할까?



    =현모양처가 돼야 한다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 나쁜 여자가 되고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은 숨긴 채 다른 이의 기준에 맞추다가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까지 겪는다.

    어떤 여성은 시부모 앞에서는 '네네' 하지만, 뒤에서는 시댁 욕을 입에 달고 살더라. 시대가 바뀌고 있다. 현모양처가 미덕이던 사회가 아니고 여성에게 맞벌이를 요구하는 사회다.

    그러면 제사나 가사, 육아도 달라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갈등이 생기는 거다. 그러니까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말하고 설령 욕을 먹더라도 맞서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한다.



    ▶모든 여성이 페미니스트가 돼야 하나?



    =여성에게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의 삶이 엄마나 할머니의 삶보다 나아졌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그건 모두 '나쁜년' 소리를 들은 페미니스트들 덕이다.

    모두가 여성운동에 동참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페미니스트가 이룬 변화에는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지금도 어디선가 사회의 편견과 싸우며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여성들이 있다.

    그들이 후배를 위해 싸워주길 바란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제 목소리를 낸다면, 그것이 바로 여성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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