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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회]이프 수다방에 와 보시라! 후회 없는 선택이 되리!
    2012-06-19 03:35:35
  • 이프 수다방이 문을 열었단다. 언제든 수다를 받아줄 푸근한 왕언니들이 늘 있는 곳이긴 했지만, 이렇게 ‘방’까지 잡아놓고 불러주시니 그저 감읍할 따름이다.

    지난 5월, 이프 식구들은 을쑨네 주막에 모여 꽃놀이하며 엄청 재밌게 놀았으렸다! 나만 빼고!! 가고싶은 마음은 굴뚝이로되, 갈 수 없었던 나는 벼르고 벼르다가 6월 어느 화요일 이프를 찾았다. 새로 이전한 사무실 구경도 할 겸.

     

    들어서자마자 완전 푸근이다.

     

    문자로 동 홋수를 물어가며 찾아간 이프, 들어서자마자 완전 푸근이다. 일단, 신발 벗고 맨발로 들어간다는 것부터 마음에 들었다(양말도 벗어도 된다!). 근데, 두 손 번쩍 들어 날 환영해 주실 거라고 기대했던 왕언니들이 아무도 반겨주시질 않는다. 아예 나타나시질 않는 것이다. 왕언니들은 모두 이쪽, 저쪽 침실을 하나씩 차지하고 뭔가 ‘공무’에 바쁘신 상황이었다. 나는 그 사이에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예쁜 그릇이며, 시계며, 사진이며... 이프의 새 둥지를 실컷 감상할 수 있었다.

     

    잠시 후, 방문이 열리며 짜잔~~ 숭녀리 언니가 등장하셨다. ‘아~ 피곤해’를 연발하시며... 우리 이프가 궁금하여 인터뷰차 찾아온 귀한 손님과의 대화에 집중하시느라 날 환영해 주시지도 못했던 것이다(으와~~ㅇ 나 밀린거임?).

    하여, 자연스럽게 이프 수다방은 이국의 손님과 함께하는 사랑방이 되었다.

    오신 손님은 잠시 한국에 머무르며 작업을 하고 있는 크로아티아 출신 사진작가. 그녀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같았다. 서울의 거리에 나서서 길가는 선남선녀를 모델로 섭외하고, 그들과 소통하며 포즈를 부탁하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마지막으로 종이 위에 그려진 사진이라는 결과물을 얻기까지,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통해 그 모든 과정을 다 들여다 볼 수 없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만큼, 그녀의 작업 과정은 퍼포먼스를 방불케 했다. 그 행위에 참여한 모델들까지도 예술의 일부가 되는 아름다운 참여의 퍼포먼스...

     

    ▲크로아티아에서 온 비쥬얼 아티스트 루이자. 그녀의 촌평에 의하면, "한국사회는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엄격하게 구분돼 있는 것같다. 그리고 남자들이 엄청나게 수줍어한다(super-shy)"고. 한국방문이 첫 아시아 방문이라며 왕성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나도 그녀와 수다를 떨었다

     

    현재 비엔나에 거주한다는 그녀는 외국인으로서 살며, 특히 동유럽 출신으로 독어도 똑 부러지게 못하는 ‘열등한 존재’라는 정체성의 짐을 경험하고 있었다. 비록 짧지만,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았던 지난 몇 달 간은 그녀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명백한 서양인의 외모에 훤칠하게 키까지 큰 그녀는 한국 남성들이 지나치게 수줍다고 말했다. 아시아인들이 서양인들에게 느끼는 묘한 열등감을 그녀는 감지했을까? 우리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런 근거없는 열등감을 그녀도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최근에 겪었던, 가부장제에 대한 남성 학자들의 편협한 이해에 분개하며 열변을 토했다. 수다방에서 열변이라니, 조금 분위기랑 안 맞았던 것도 같다. 사실, 난 조분조분 얘기하려고 했었는데, 흥분하면 목에 힘줄이 돋으며 목소리가 높아지는,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버릇 때문에 열변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왜 너 혼자 흥분하냐고 뭐라는 사람도 없고, 언니들은 물론이요, 우리의 손님까지도 내 말에 공감을 표시하며 편을 들어준다. 역시 오길 잘했다.^^

     

                                                 ▲수다와 열변과 대화가 막걸리와 족발과 어우러졌던 화요일의 이프 수다방
     

    이렇게 수다와 열변과 대화가 막걸리와 족발과 어우러졌던 6월 12일 화요일의 이프 수다방은 꽤나 오랜 시간동안 이어졌다. 막걸리가 말라서 다시 시켜야 했고, 족발로는 성에 안차짜파게티도 끓여야 했지만, 우리의 수다는 마르지도 다하지도 않고 계속되었다.

    신발 벗고 퍼질러 앉아 풀어놓을 이야기 보따리가 가슴속을 답답하게 하는 분, 혼자 당하기 너무 분해서 하소연할 데라도 필요한 분, 아무 말은 없어도 토닥토닥 등 두드려주는 손길이 필요한 분, 심지어 이프 왕언니들 평소에 어떻게 노는지 궁금한 분까지도... 모두 이프 수다방에 가 보시라! 후회 없는 선택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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